FESTIVAL 

 

@SHINCHON

 

19th of October

 

http://transitioncity.wix.com/festival

 

[도시를 전환하자] -

 

글 안정배 

 

 

서울권역은 세계에서 5번째로 거대한 메가시티(인구 1천만명 이상의 초대형 대도시)다. 메가시티 서울의 중심부는 거대 자본에 의한 젠트리피케이션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경제 불황과 도시 문제에 골머리를 앓는 사람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압축적으로 부를 생산하고자 했던 인간 욕망의 축조물인 도시가 되려 인간을 내몰고 있다.

 

집적된 욕망이 축조한 도시는 욕망의 최전선. 그 욕망은 무책임하다. 후쿠시마 사고와 밀양의 갈등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의 70%를 배출하는 도시에 1차적 책임이 있다. 외곽의 발전소로부터 송전된 에너지를 대거 사용하는 도시는 자신의 소비에 책임을 지는 대신 주변부 지역을 식민화하여 유지된다.

 

현대 도시의 자연환경 조건이나 도시 계획의 비인간성은 이러한 근대적 성장동력에 기인하고 있다. 오늘날, 근대의 욕망을 성찰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도시를 떠나는 것이다. 도시를 축조한 성장전략이 바로 도시의 주인이었던 우리를 ‘도시를 거부하는 사람들’으로 만들고, 이 도시를 ‘사람들을 거부하는 도시’로 만든 주범이다. 과연, 도시는 언제까지나 기피의 대상이며, 성찰과 전환의 가능성을 찾을 수 없는 절망의 공간일까?

 

메가시티 서울의 중견 상권인 신촌은 전성기인 90년대 중반 이후 쇠퇴와 정체를 반복해왔다. 다른 상권들이 각자의 특성을 살려 부흥에 성공할 때, 신촌은 독특한 가게도 맛집도 없는 뭔가 부족한 동네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무런 특성이 없이 인간의 소비욕구만을 위해 존재하는 “뻔한 도시(generic city)”처럼 보이던 신촌은 다른 상권과는 색다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정체되어 있던 왕복 4차선 도로를 반으로 줄이고, 아예 버스 전용차로로 만들어버렸다. 좁아진 차로 옆은 넓어진 보도로 대체되었다. 주말에는 광장이 만들어졌다. 자동차 소음이 가득찼던 곳을 사람들이 누비고 다니기 시작했고, 주말 연세로 차없는 거리에서 각종 행사가 앞을 다투기 시작했다. 과연, 신촌에 돌아온 이 생기가 자신의 욕망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회복력(resilience)을 갖춘 도시를 만들 수 있을까?

 

스스로 문제를 풀고,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내며, 서로에게 필요한 도움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반세기 전의 해커들처럼, 우리는 도시에 투영된 욕망에 책임감을 느끼며, 신촌을 전환의 도시로 만들 방법을 찾고자 한다. 기존의 욕망을 낱낱히 성찰하고, 그것을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는 것이야말로 도시의 주인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 19일, 기존 도시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완전히 새로운 도시 삶의 제안을 통해 신촌을 소중한 것들을 지킬 쾌적한 공적장소로,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생산하며, 자신이 만들어내는 위험을 스스로 처리하는 장소로, 스스로 조성한 삶의 기억과 문화를 지속하며, 여유로운 대화를 나누며 협력하는 장소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관용하며, 인간의 지식과 기술능력으로 스스로 회복력을 강화하는 장소로 바꿔 보기로 하자. 우리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신촌의 다른 모습을 바깥으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과 함께 전환은 이미 시작되었다.